최근 유튜버 DBOKEY(드보키)님 영상에
OTD CL영상이 올라오게 되면서 OTD에 대한 언급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OTD는 현 커스텀 키보드 시장의 시작이자 굉장히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OTD에 대한 정보를 아시는 분들이 많이 적은 것 같아
한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아래의 내용들은 해외 긱핵에 나온 내용들과 과거OTD 커뮤니티에 계셨던 유저분, 몇몇 고인물들의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1. 커스텀 키보드의 시작
2007년 알루미늄 CNC를 이용한 키보드를 제작이 시작되기 이전에는
커스텀 키보드란
풀배열의 플라스틱 키보드를 TKL로 만드는 세이버(Saver) 개조를 지칭했습니다.
세이버는 최초의 TKL인 IBM Space Saver의 이름을 따서 붙게 되었습니다.
IBM Space Saver
그래서 플라스틱 하우징과 기판을 잘라 개조를 하며 커스텀 키보드 활동을 하던 가운데
직접 알루미늄 CNC로 만든 하우징과 자체 제작 기판을 이용하여 키보드를 만드는 시도를 하게 되는데
그 첫 시도가 바로 또각또각님과 뀨뀨님이 만드신 DK Saver(또뀨)입니다.
DK Saver(또뀨)
이후 몇몇 유저들에 의해 알루 커스텀키보드 제작이 진행되게 되었고
'응삼', '뀨뀨'님이 만드신 356L이 OTD의 첫 키보드로서 만들어지게 됩니다.
2. OTD의 등장
OTD를 하나의 업체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OTD는 커뮤니티의 이름입니다.
국내 커스텀 키보드 커뮤니티는 KBDmania(이하 키보드 매니아)에서 대부분 진행이 되었었습니다.
앞서 말한 알루 CNC키보드 제작의 시도가 시작이 되며,
알루 키보드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레 증가하게 되었고,
그룹바이(Group Buy)가 진행되게 됩니다.
그런데
키보드 제작 관련해서
'영리적인 목적을 가지고 갈 것인가'
'비영리적인 목적을 가지고 갈 것인가'
에 대한 의견들이 나뉘게 되고 갈등을 겪게 됩니다.
(특히 키보드매니아는 영리적 목적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었고, 개인이 공제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제한을 두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응삼'님을 비롯한 '비영리적 목적'을 추구했던 유저들이 새로 만든 커뮤니티가
바로 ohbang.net(이하 오방넷)이고, 오방넷이 추후 OTD.kr로 변경 되게 되었습니다.(2008년)
3. OTD의 뜻
'OTD'는 'On The Desk'의 약자로
'책상 위의 모든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4. OTD 제품들
제품들은 GB했던 제품들 중, 유명한 제품들만 작성해보았습니다.
1) 356 L(2008)
(출처 : 긱핵 OTD wiki)
GB날짜 : 2008.03.13
재질 : 독일산 알루미늄
마운트 : 탑마운트
PCB : Cherry G80-3491 컨트롤러 포함 FR4 PCB
수량 : 61개(1개 분실)
색상 : 블랙, 실버
연결 : USB, PS/2
보강판 : SS, PC
OTD의 첫 GB키보드로서, OTD 356시리즈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합니다.
L은 Linear의 약자로 리니어 스위치에 최적화 키보드임을 의미합니다.
356이라는 네이밍은
첫 프로토의 보강판 길이가 356mm였고, 3월 5일날 6번째 프로토를 공개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징으로는 경사를 알루범폰을 이용하여 만들었습니다.
(출처 : 긱핵 OTD wiki)
2) 356 N(2008)
(출처 : 긱핵 OTD wiki)
(출처 : 긱핵 OTD wiki)
GB날짜 : 2008년 6~7월
마운트 : 오링 마운트
수량 : 30대
색상 : 실버, 크롬
PCB : Holtec 628A 컨트롤러 1.2T CEM-3 PCB
보강판 : 알루, PC하프
연결 : PS/2
356 L 다음 GB제품으로 수량 제한이 없었으나, 356L과 공제 기간이 가까워 재정적인 이유로 참여율이 적었고,
30대 정도가 판매가 되었습니다.
N은 Non Click의 약자로 넌클릭 스위치에 최적화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356 N MK2라는 이름으로 두번째 공제를 진행했었습니다.
3) 356 CL / CL DGE(2009)
GB날짜 : 2009년 6월
재질 : 알루, 황동무게추
마운트 : 탑, 오링마운트
PCB : Holtec 628A 컨트롤러, Fr4 PCB
수량 : 92~122
색상 : 건메탈 실버, 블랙
연결 : PS/2
CL은 Classic의 약자입니다. 줄여서 '삼클'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356 CL은 황동 무게추를 이용한 최초의 키보드이자,
자체 자경을 넣은 최초의 키보드이기도 합니다.(이전에는 자경을 알루 범폰을 이용하여 주곤 했습니다)
그런면에서 현 커스텀 키보드 형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하우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CL에는 DGE(Dark Gray Editon)일명 닥클이라고 불리우는 버전이 있습니다.
마운트 : 탑/ 오링마운트
PCB : Aqua CEM-3 Yellow 1T / Atmega16
색상 : 다크그레이
연결성 : PS/2
보강판 : 알루(CL 보강판 호환 가능)
위에 CL의 상판 아노다이징이 불량이 났던 것들을 모아
하판의 황동 무게추를 빼고, 다시 알루범폰을 사용하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였습니다.
4) OTD 356 Mini
재질 : 알루미늄, 황동
마운트 : 오링 마운트
PCB : Aqua CEM-3
색상 : 레드, 블랙, 밀리터리 그린
연결성 : PS/2
플레이트 : 알루미늄
OTD 356 mini는 보통 삼미니라고 불리웁니다. 커스텀키보드 최초의 60%배열 키보드 입니다.
v1와 v2가 존재하는데 v1은 간이보강, v2는 풀보강을 사용하였습니다.
삼미니는 들고다니기 위한 컴팩트한 디자인을 목적으로 만들었기에
356시리즈 중 유일하게 일체형 케이블이 안달렸고,
최대한 작게 만들기 위해 키간 간격이 19.05가 아닌 18.9정도 된다고 합니다.
삼미니를 기반으로 유니콘, 바케네코가 만들어졌습니다.
5) 356.2
356.2는 점2라고 불리우며
전투력이라고 불리우는 커뮤니티 활동점수가 2000점 이상이신 분들만 GB에 참여할 수 있었던 키보드 입니다.
간이 폴라보강으로 공제가 되어 굉장히 유연한 타건감을 가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6) 360 C
360 C의 C는 Corsa의 약자로 자동차 Corsa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OTD의 마지막 키보드이기도 합니다.
코르사는 황동 무게추가 하부 하우징 아래로 뚫려 돌출형 무게추로 되어 있습니다.
자동차에서 이름을 가지고 온 OTD키보드는 456GT도 있습니다.
456의 이름은 뒤쪽 하우징 높이가 프로토 기준 45T였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456GT는 무게추가 두개 들어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출처 : 긱핵
7) The Cheat / Koala
The Cheat(더치트)는
키보드 매니아 관련 업체인 아이오매니아(키보드매니아 관련 업체)에서
타입나우 솔리드라는 알루 하우징을 만들어서 팔았는데,
OTD키보드를 카피 했다는 것과, 만듦새 대비 비싼 가격에 대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에 문제의식을 갖고
'거짓'이라는 의미로 판매하게 된 키보드가 더 치트입니다.
소제포함 하드웨어도 더 좋은 걸 쓰고 키캡(소와레)도 저렴한 가격으로 함께 공제되었습니다.
OTD 소속이었던 Aqua님이 공제하셨습니다.
OTD에서 응삼님이 제작하지 않은 키보드로는
OTD 소속이신 코렐라스님이 공제하신 Koala(코알라)가 있습니다.
출처 : 긱핵
코알라는 하우징만 판매한 키보드로 A87기보강이 호환되었고, 경사가 가장 낮은 키보드이기도 했습니다.
8) 356 CLS
CLS는 지인 공제로 20대 정도만 만들어진 키보드로,
카본 스틸(탄소강)에 분체도장 마감입니다. 카본스틸의 경우 굉장히 무겁고 가공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5. 정리
저는 좋은 기회로 OTD 키보드들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위에 있는 사진들의 대부분은
그 당시 경험했던 키보드들입니다.
제가 그 키보드들을 경험하면서 느꼈던 것은
"이 키보드들을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을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주변에 키보드 제작을 해보신 분들이 계시기에
키보드 제작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나마 현재에 제작되는 키보드들은
그 전에 다른 제작자들이 경험을 통해 만들어 놓은 어느 정도의 틀이 있기 때문에
디자인과 내부적 설계 구조를 제외하고서는
고민거리가 많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길을 처음 걸어갔던 초기 제작자들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키보드를 만들어 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OTD 356시리즈의 설계자인 응삼님은
자신의 돈을 투자하여 완벽해질 때 까지 프로토 타입을 만들었고
거의 이익없이 키보드를 제공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본인의 즐거움을 위해,
또한 함께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고
그 시도가 현재의 커스텀 시장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OTD라는 이름이 가지는 것은
단순히 초기 알루커스텀 키보드라는 측면에서의 가치, 희소성의 가치 뿐만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는 정말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7. 에필로그
더 많은 OTD의 키보드들을 다뤄보고 싶었지만
정보도 많이 없는 편이라 더 작성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번 글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것은
OTD가 한국의 키보드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이를 정리한 글이 전무하더군요.
커스텀 키보드의 시작이면서
지대한 영향을 미친 키보드임에도 불구하고,
정보에 대한 아카이빙이나 정리가 없다는 점은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오히려 해외 유저 쪽에서 OTD의 역사를 아카이빙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저의 경우 OTD 시절의 경험을 가지고 계신 유저분들을 알고 있어
몇몇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만
이러한 정보를 알고계신 유저분들이
시간이 흘러 사라지게 된다면
이러한 역사적인 내용들이 유실되게 될까봐 걱정이 되더군요.
그런 측면에서
커스텀 키보드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도 이러한 정보들을 잘 정리해 나가는데
업체들과 유저들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듭니다.
<출처>
https://geekhack.org/index.php?topic=99876.0
https://geekhack.org/index.php?topic=123118.0
관련 내용은 아래 영상을 통해 확인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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